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천박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이를 문제 삼아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요구하는 당권파와 일부 강성 지지층을 향해 "천박하기에 천박하다 한 것뿐"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배 의원은 이들을 "긁혀 발작하는 희한한 자들" 또는 "지질한 장사치들"이라고 맹비난하며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배 의원은 지난 30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고 한 말처럼, 선출직도 아닌 아무 권한 없는, 그저 남편 운만 좋았던 민간인이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 뇌물을 받고 분수와 이치에 맞지 않은 사고를 줄줄이 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등 각종 의혹에 연루된 행태를 '천박함'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어 배 의원은 자신의 비판에 반발하는 당내 움직임을 겨냥했다. 그는 "이런 천박함을 천박하다 했는데 여기에 긁혀 발작하는 희한한 자들이 있다"며, 윤리위 제소를 요청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의 행태를 꼬집었다.

 

나아가 배 의원은 당권파를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윤어게인당을 만들려다 여의치가 않자 스리슬쩍 국민의힘에 입당,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어디서 굴러들어 온 지질한 장사치들도 있다"고 직격했다. 이는 당내에서 윤 전 대통령의 복권을 주장하거나 친윤계를 자처하며 당의 쇄신을 방해하는 세력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의 혁신과 절연을 주장하는 배 의원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주장하는 당권파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 의원은 당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치·원칙·상식과 합리만이 보수 정치의 정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상황을 '곪은 상처'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많이 쓰려도 곪은 상처는 씻어내고 가야 한다"며, 장동혁 지도부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과거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등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는 당이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야 한다는 배 의원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SNS에 김 여사를 "왕이 되고 싶어 감히 어좌에 올라앉았던 천박한 (사람)", 윤 전 대통령을 "(천박한) 김건희를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남편"이라고 비판하며, "이런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내 강성 지지층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민수 최고위원은 "아무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할지라도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신공격 수준의 게시물을 올린 것은 그 도를 한참 넘었다"며 "이런 작태에 경종을 울려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배 의원의 발언이 당내 윤리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노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