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국힘 양향자 "좀비 지도부 사퇴"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당권 파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1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복귀한 양향자 최고위원이 현 지도부를 향해 '좀비'라는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사퇴를 압박해 장동혁 대표 측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난주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의 사퇴 요구에 이어 중진급 인사인 양 최고위원까지 가세하면서, 선거 이후 잠복해 있던 계파 갈등은 이제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는 모양새다.양 최고위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는 것이 공당 지도부의 당연한 도리이며, 현재의 체제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해결할 동력을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현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참정권 회복을 외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조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나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일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장 대표의 리더십이 수명을 다했다는 선언으로 해석되며 당내 비당권파의 결집을 부추겼다.

장동혁 대표는 이러한 사퇴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당권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최근 여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인 44.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지도부를 좀비로 비하하는 것은 지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인 투표 사태 특검 도입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퇴론자들이 오히려 정국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권파 의원들도 장 대표 엄호에 일제히 나섰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사퇴 주장을 '철없는 그룹의 외계어'라고 맹비난했고, 박준태 비서실장은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정략적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이들은 야당과의 특검 협상이라는 중차대한 시점에 지도부 공백이 생길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사퇴론의 시기와 명분이 모두 부적절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비당권파 의원들의 퇴진 압박은 원외를 넘어 원내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성권, 안상훈 의원 등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장 대표 체제로는 차기 정국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라고 전하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특히 선관위 개혁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펴며 장 대표가 내세운 '전면 재선거' 카드와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도부의 핵심 전략마저 부정하며 퇴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고도의 여론전으로 풀이된다.
당내 갈등의 분수령은 오는 17일 또는 18일로 예정된 의원총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의총은 단순히 선거 평가를 넘어 지도부의 신임을 묻는 사실상의 심판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양측의 감정 골이 깊어진 만큼 물리적 충돌이나 고성이 오가는 난전이 예상된다. 지지율 최고치라는 성적표를 든 당권파와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사이의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창당 이래 가장 위태로운 일주일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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