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노이즈 마케팅 고맙다” 박지원, ‘암살자(들)’ 비판에 날린 한방
영화 ‘암살자(들)’이 실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루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픽션이라는 영화적 장치를 넘어 대중에게 그릇된 역사관이나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정면으로 반박에 나섰다. 박 의원은 과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풍자만화 ‘윤석열차’ 사건을 소환하며 “창작물은 창작물의 영역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암살자(들)’은 엄연한 픽션 영화”라며 political sphere의 과도한 개입과 논란 만들기를 비판했다. 그는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윤석열차’로 떠들썩했을 때도 우리는 ‘만화는 만화로 보자’고 주장했다”며, 창작물에 정치적 칼날을 대는 시도를 꼬집었다.
이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명언이자 한국 문화예술 정책의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DJ는 문화예술인들을 간섭하면 창작력이 후퇴하니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라’고 했다”며 정치적 외압이나 검열 시도가 문화 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또한 정치권 일각에서 영화를 겨냥해 연일 쏟아내는 비판 목소리에 대해 “국회에서까지 떠들어서 오히려 영화 홍보가 아주 잘 되겠다”고 역설적으로 꼬집은 뒤, “영화 ‘암살자(들)’을 직접 관람하자”고 덧붙였다.
이번 공방의 발단은 영화 ‘암살자(들)’의 내용이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르거나 특정 인물 및 사건을 편향되게 묘사했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영화가 가진 대중적 파급력을 감안할 때 역사적 사실과의 차이가 대중에게 왜곡된 인식을 식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치권 내 논쟁으로 번진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이 정치적 풍자와 픽션에 대한 과도한 통제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며 논쟁은 ‘표현의 자유’ 대 ‘역사적 책임’의 구도로 확대됐다.

박 의원이 언급한 ‘윤석열차’는 2022년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되었던 고등학생의 풍자만화 작품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이 작품은 당대 정권과 대통령을 직관적으로 풍자해 큰 논란을 불렀다. 당시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흥원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자,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정국이 크게 요동친 바 있다.

박 의원이 과거의 ‘윤석열차’ 사태를 다시 끌어올린 것은 픽션이나 풍자만화와 같은 예술 창작물에 정파적 잣대를 대는 행위 자체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뿐이라는 점을 피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상이 정권이든 역사적 인물이든 간에, 창작자의 자유로운 표현 영역은 존중받아야 하며 그것을 평가하고 소비하는 주체는 정치권이 아닌 대중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단지 한 편의 상업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픽션과 실제 역사 사이의 경계, 그리고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과 표현의 자유라는 오랜 화두를 다시금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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