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많은 가정에서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에어컨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제습 기능으로 계속 가동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고민이 많다. 전기요금을 최소화하면서도 무더위를 이겨낼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에어컨 사용 전 제조년도와 작동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구형)과 인버터형(신형)으로 구분된다. LG전자의 경우 2011년까지 판매된 모델은 정속형, 2012년 이후 모델은 인버터형이다. 인버터형은 실외기에 'inverter'라는 표시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정속형 에어컨은 실내 온도가 희망 온도보다 올라가면 실외기가 최대 출력으로 재작동하여 전력 소모가 크다. 따라서 정속형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은 희망 온도에 도달한 후 잠시 껐다가 실내가 더워질 때 다시 켜는 방식이 전기요금 절약에 효과적이다.

 

반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그 온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최소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22도 정도로 낮게 설정해 강풍으로 빠르게 냉방한 후, 충분히 시원해지면 26도 안팎으로 올려 설정하면 전기요금을 줄이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전기요금 절약 방법으로 여기지만, 전문가들은 집안 환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제습은 습도 조절에 초점을 둔 기능으로, 실내 습도와 밀폐 상태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진다. 습도가 높은 날 제습 모드를 사용하면 습기를 제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오히려 일반 냉방 모드보다 전기요금이 더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아끼고 싶다면, 제습보다는 에어컨에 기본 탑재된 '절전 모드'나 '에너지 세이빙 기능'을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어컨에서 나온 시원한 공기를 실내 전체로 빠르게 순환시켜 실외기 가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설치 위치는 에어컨 송풍구 앞에 두고 시원해지길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 된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바람 방향을 위로 향하게 하면 냉방 효율이 높아진다. 찬 공기는 아래로,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활용해 공간 전체에 시원한 공기가 자연스럽게 퍼지게 된다.

 

한국전력의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활용해 볼 만하다. 직전 2년 같은 달 평균 사용량보다 전기를 3% 이상 절약하면, 절감한 전력량에 따라 kWh당 30~1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현금으로 지급되지 않고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자동 차감된다. 이미 121만 가구 이상이 가입한 인기 제도로, 작년에는 166억원 규모의 할인 혜택이 제공됐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약 46만명이 환급을 받았으며, 상위 1% '슈퍼 절약' 가구는 약 1만6000원씩 돌려받았다. 7월 13일까지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로봇청소기, 제습기, 치킨기프티콘 등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에어컨을 신형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면 정부의 '가전제품 환급 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구입비의 10%를 최대 3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에어컨은 벽걸이형을 제외한 제품 중 에너지 효율 3등급까지 환급 대상에 포함된다. 이 제도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 시행될 예정이며 연말까지 계속되지만, 정부 예산(3261억원)이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