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
김밥은 반줄, 찌개는 9000원…점심값에 지갑 닫는 청년들
직장인과 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던 김치찌개 백반 가격이 전국 평균 9000원을 넘어섰다. 냉면과 비빔밥은 이미 1만원대에 올라섰고, 칼국수까지 9000원대를 기록하면서 외식 한 끼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평균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908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874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39원 올랐다. 상승률은 3.9%다. 이 수치는 전국 16개 시도의 품목별 가격을 단순 평균해 산출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김치찌개 백반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으로 평균 1만600원에 달했다.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광주·전남으로 8278원이었다. 같은 메뉴라도 지역에 따라 2300원가량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서울의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서울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2021년 10월 7000원대를 기록한 뒤, 2023년 말 8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올해 2월 8500원을 넘겼고, 지난달에는 8769원까지 상승했다. 전국 평균보다는 낮지만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다른 외식 메뉴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8월 기준 냉면 평균 가격은 1만845원으로 1년 전보다 353원 올랐다. 비빔밥은 1만314원으로 228원 상승했다. 냉면과 비빔밥은 이미 ‘만원 메뉴’가 된 지 오래다.
칼국수 역시 9057원으로 9000원대에 진입했다. 짜장면은 7230원으로 236원 올랐고, 삼계탕은 1만6868원으로 400원 상승했다. 삼겹살 200g 기준 가격은 1만7877원으로 436원 올랐다. 대표 외식 메뉴 대부분이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모습이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점심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처럼 점심값 상승이 일상화되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 늘고 있다. 한 끼를 온전히 사 먹기보다 양을 줄인 메뉴나 저가 간편식을 찾는 방식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줄 김밥’이 관심을 모았다. 일반 김밥 한 줄의 절반 정도인 5조각을 약 25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김밥 한 줄 가격이 5000원을 넘는 곳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반줄 김밥을 가성비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한 줄은 부담스럽지만 반줄은 살 만하다”, “삼각김밥 대신 먹기 좋다”, “이제 김밥도 나눠 사 먹는 시대”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양과 금액을 동시에 줄이는 ‘다운사이징 소비’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때 김치찌개 백반은 저렴하고 든든한 외식의 대표 메뉴였다. 하지만 이제는 1만원에 가까워지며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 점심 한 끼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계산은 더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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