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살인·강도·집단폭행은 예외…촉법소년 기준 낮아질까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일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소년범 처벌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모든 촉법소년에게 적용되는 전면 하향이 아니라, 살인·강도·집단폭행 등 중대한 범죄에 한정해 기준을 낮추는 방식이다.성평등부는 이르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권고안에는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만 13세 청소년이라도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촉법소년은 범죄 행위를 했더라도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는 청소년을 말한다. 현재는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이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대신,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논의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공론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회적대화협의체는 두 달 동안 16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들었고, 최종적으로 현행 만 14세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협의체 권고 이후에도 청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충남 천안에서 만 13세 촉법소년 2명이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범죄에 대해서는 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가 내놓은 ‘조건부 하향’ 방안은 이런 여론을 반영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전면적인 연령 하향에 따른 우려는 피하면서도, 국민적 공분이 큰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이 실제 범죄 예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처벌 강화론자들은 피해자 보호와 법적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반대 입장에서는 청소년 범죄의 원인을 해결하려면 처벌보다 교육·상담·교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론화 기구가 ‘현행 유지’를 권고했음에도 정부가 다른 방향의 방안을 추진한다는 점도 쟁점이다. 향후 국무회의 보고와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 범죄의 범위, 만 13세 형사책임 인정 기준, 소년범 교화 대책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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