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캄보디아 내무부가 한국인 여성을 앞세운 영상 콘텐츠를 연달아 공개하며 “캄보디아는 평화롭고 따뜻한 나라”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 언론을 통해 현지 범죄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자, 자국의 치안 불안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내무부는 14일 공식 SNS에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13년간 살아온 경험을 한국인 및 세계인과 공유한다”는 설명과 함께, 프놈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한국인 여성의 인터뷰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그는 “이곳에서 산 지 벌써 13년”이라며 “최근 뉴스에서 캄보디아에 대한 걱정스러운 이야기들이 자주 들리지만, 실제 제가 살아가는 모습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나라든 어려움은 있지만, 캄보디아는 여전히 평화롭고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다. 이곳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며 “뉴스에서 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평화롭게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일상은 ‘범죄의 소굴’이라는 이미지와 괴리돼 있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내무부는 15일에도 또 다른 한국인 여성이 등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태국과의 국경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캄보디아 국민을 돕기 위한 헌혈과 모금 활동을 현지 한국인 사회에 알리는 내용이다. 

 

해당 여성은 “캄보디아를 사랑한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국인 모두가 분쟁과 피해로 어려운 상황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그는 “캄보디아 군인들과 분쟁 피해 국민을 돕기 위한 헌혈 캠페인 및 모금 활동을 알려드린다”며 “분쟁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생수와 생필품 등 기부 물품을 프놈펜 뚜올꼭 시장으로 가져와 달라”고 안내했다.

 

일련의 게시물은 한국인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안전하고 따뜻한 일상’과 ‘공동체 연대’의 이미지를 재확인하려는 내무부의 대외 메시지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인 대상 범죄 보도 확산으로 관광·투자 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육성을 통해 체감 치안과 지역사회의 온정을 강조하며 불안 여론을 완화하려는 의도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홍보성 콘텐츠가 실제 치안 지표와 사건 발생 추세를 충분히 설명하진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긍정 이미지 제고와 별개로, 외국인 대상 범죄 예방·수사 협력, 피해자 보호 체계 강화 같은 실질적 대책을 병행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