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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칼 빼 들었다…궁지에 몰린 모리야스, 감독직 건 ‘도박수’ 던지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우승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공언했던 일본이지만,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서 1무 1패,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며 체면을 구겼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0-0 무승부에 그쳤고, 1.7군급 멤버가 나선 미국에게는 0-2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 축구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린 것이다. 심각한 경기력 부진에 모리야스 감독은 결국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한 경기였다"며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FIFA 랭킹까지 4계단 하락하며 월드컵을 앞두고 불안감이 증폭되자, 모리야스 감독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그는 10월에 있을 파라과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선언했다. 특히 지난 미국 원정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을 과감히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미국 원정에서 활약한 선수도 있었고,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그 부분은 교체해 나가고 싶다"며 기존 선수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단순히 몇몇 선수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는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월드컵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느껴지는 선수라면 소집하고 싶다"며 새로운 얼굴의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변화의 핵심은 파격적인 선수 선발 기준에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2부 리그에 있더라도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대표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의 폭탄 선언을 했다. 이는 유럽 빅리그는 물론이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중위권 리그에도 수많은 선수가 진출해 있는 일본 대표팀의 기존 발탁 관행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통상 일본 대표팀은 1부 리그 선수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 유지가 가능해 굳이 2부 리거를 선발할 명분이 부족했다. 만약 2부 리그에서 발탁한 선수가 부진할 경우 모든 비판의 화살은 감독에게 향하기에, 이는 감독직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하는 결정이다.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소속 리그의 격을 따지지 않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