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골 넣자마자 경기 종료…1분 만에 천당과 지옥 오간 이창원호

경기 초반 한국은 역습 상황에서 김태원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며 좋은 흐름을 가져오는 듯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전반 8분 만에 예기치 못한 불운이 덮쳤다. 모로코의 오른쪽 측면 공격 과정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혼전 상황으로 이어졌고, 상대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가 시도한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이 수비수 신민하의 몸에 맞고 우리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른 시간 터진 불운의 실점 이후 한국은 정마호의 프리킥과 세트피스를 통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마무리의 정교함이 부족해 번번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전반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펼친 끝에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경기의 주도권은 모로코가 잡았다. 한국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추가골이 후반 13분에 터져 나왔다. 또다시 모로코의 오른쪽 측면이 한국 수비를 허물었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격수 자비리가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점수 차를 2-0으로 벌렸다. 다급해진 한국은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을 계속 시도하며 만회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후반 17분 김태원의 헤더와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신민하의 헤더가 연달아 골문을 위협했지만 아쉽게 빗나갔고, 후반 44분에는 교체 투입된 김현오의 결정적인 슈팅마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모로코 수비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FVS)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김태원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2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기적을 바라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한국의 만회골이 터진 직후, 주심은 그대로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고 선수들의 마지막 추격 의지는 허공으로 흩어졌다. 극적인 막판 추격골에도 불구하고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한 채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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