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다이어트 하려다 응급실행?…장폐색·질식사고 유발하는 '이 간식'

 열량이 거의 없어 '죄책감 없는 간식'으로 불리며 다이어터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곤약젤리. 특히 다양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일본산 곤약젤리는 현지 쇼핑 명소인 돈키호테에서 외국인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작고 달콤한 간식 속에 당신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두 얼굴'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심코 입에 넣은 곤약젤리가 복통과 위경련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장폐색과 질식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곤약젤리의 배신은 주성분인 '글루코만난'이라는 식이섬유에서 시작된다. 우리 몸에는 이 글루코만난을 분해할 수 있는 소화 효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섭취한 곤약은 소화나 흡수 과정 없이 그대로 장까지 내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다량의 가스를 생성한다. 이것이 바로 곤약젤리를 먹고 난 후 유독 배에 가스가 차고 속이 부글거리며 더부룩함을 느끼는 이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다 섭취 시에는 설사, 극심한 복통, 위경련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장이 막히는 '장폐색'이라는 심각한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욱 치명적인 위험은 글루코만난이 물을 만나면 최대 50배까지 팽창하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만약 충분한 물 없이 곤약젤리만 섭취할 경우, 끈적한 젤리 덩어리가 식도나 장 내부에서 불완전하게 팽창하며 통로를 막아버리는 끔찍한 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곤약의 일일 섭취량을 2.7~17g으로 제한하고, '반드시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할 것을 법적으로 고시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SFA) 역시 폐색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하루 최소 3g의 곤약을 1g씩 세 번에 나누어, 매번 물 한두 잔과 함께 마실 것을 구체적으로 권고한다.

 

씹지 않고 삼키는 행위는 그야말로 '자살 행위'에 가깝다. 곤약젤리는 일반 젤리와 달리 입안 온도에서 쉽게 녹지 않고, 강한 탄성을 지녀 목에 걸릴 경우 기도를 완전히 막아버릴 수 있다. 특히 씹는 힘과 삼키는 능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질식 사고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2007년, 질식사고 위험 때문에 특정 형태의 곤약젤리의 국내 제조·수입·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현재는 한입에 삼킬 수 없도록 ▲뚜껑과 접촉하는 면의 최소 안지름 5.5cm 이상 ▲중량 60g 이상 등 매우 까다로운 규격을 통과한 제품만이 수입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정부가 곤약젤리의 질식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