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뇌 청춘 되찾은 '어르신'들의 비밀 정원
식물을 심고 정원을 가꾸는 단순한 초록빛 일상이 치매 위험에 노출된 어르신들의 뇌 건강과 마음을 돌보는 강력한 ‘natural medicine(천연 처방전)’이 되고 있다.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경기 포천시 보건소와 손잡고 경도인지장애 및 인지 저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원 치유 프로그램’의 성과를 23일 발표했다. 수목원에 따르면, 수개월간 정원 활동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인지기능이 참여 전보다 무려 21.7%나 크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기억 이음’이라는 뜻깊은 이름으로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식물을 구경하는 관람형 관광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이 직접 손을 움직여 정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체험형 활동으로 꾸려졌다.

참가자들은 지난 5월부터 이번 달까지 총 10회에 걸쳐 국립수목원을 직접 찾았다. 이들은 돋보기로 씨앗의 생김새를 관찰하고 흙에 파종하는 기초 단계부터 시작해, 직접 정원을 구상해 꾸미고 식물이 자라나는 과정을 관찰하는 등 다채로운 과정을 이수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흙의 감촉과 꽃향기를 통한 오감 자극, 정원 도구를 다루는 신체 활동, 그리고 또래들과 소통하는 사회적 교류가 단계별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셈이다.
연구진이 프로그램 전후로 참가자들의 상태를 다각도로 평가한 결과, 변화는 인지기능 개선에만 머물지 않았다. 식물을 돌보며 얻는 정서적 안정감 덕분에 어르신들이 느끼는 ‘삶의 질’ 지수는 12.1% 증가한 반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인 ‘불안 수준’은 무려 43.8%나 급감했다.
이번 성과는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원 가꾸기가 노년층의 뇌 신경을 자극하는 동시에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약물 치료가 아닌 '치유형 정원 활동'이라는 비약물적 중재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해 낸 것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이번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인지 건강을 지키고 정서적 활력을 되찾아줄 수 있는 맞춤형 정원 치유 프로그램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자연 자원을 활용한 국가 차원의 산림 치유 서비스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끝으로 흙을 만지고 초록빛 생명을 키워내는 과정이 어르신들의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이어주는 따뜻한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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